[진로 에세이]독학은 삶의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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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에세이]독학은 삶의 무기가 된다
  • 한국대학신문
  • 승인 2020.09.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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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대입 상담을 하는데 어머니와 현재 대학 1학년 자녀가 왔다. 현재 다니는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서 편입과 반수의 길을 상담했다. 자녀의 학생부를 보니 작년에 정말 행운이 좋아서 합격한 경우였는데, 더 좋은 대학을 갈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신, 생존과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일본의 작가 야마구치 슈는 “나는 가치 있는 모든 것을 독학으로 배웠다”라고 하면서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출간했다. 그는 독학으로 현재의 성공을 거뒀으며, 앞으로는 독학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4가지다. 첫째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급속히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 둘째, 지금의 (산업)구조를 근본부터 뒤집는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셋째, 노동 기간은 길어지고 기업의 전성기는 짧아졌다. 넷째,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결국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기업과 사회에서 생존할 역량이 안 되며, 산업의 혁명과 같은 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에 그에 맞는 혁신을 하려면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훌륭한 기업이라고 하는 기업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시대이고, 그런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한 가지 전공만으로는 부족하기에 2~3개의 전문가적 소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거대한 몸집의 교육시스템에서 감당하기 어렵기에, 실제적인 문제가 맞닥뜨리는 개인이 준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가 교사로 임용, 교단에 섰을 때 그곳은 대학에서 배우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주 생소했고, 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을 제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아니, 학교 현장에 관련된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에는 학교 현장에 대해서 제대로 경험한 교수님이 없었다.

그러니 현장에서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했다. 선배 교사들로부터 배우고, 눈치로 배워야 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세부적인 것은 모두 다시 배웠고 그것을 연결해야 교사의 역할이 됐다. 교수법도 다시 배워야 했다. 필자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었기에 훌륭한 교수법을 익히고 싶었다. 그래서 필자가 속한 교회에서 개발한 《교사, 가장 중요한 부름》이란 책을 사서 읽었고, 그대로 적용하고자 애를 썼다. 나중에는 책의 제본 부분이 터져서 거의 모두 낱장이 됐을 때 비로소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은 경제생활을 하는 모두가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위치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학교에서 세세히 가르치지도 않았고, 부모로부터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한 개인이 스스로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제대로 잘 배운 사람은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았을 것이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을 어렵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다.

독학은 대학의 졸업장에 대한 차별을 충분히 극복하게 해준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 그는 대학에서 철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했지만 기업에서는 전략정책, 문화정책, 조직개발 업무에 종사했다. 모두 독학으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울트라 러닝》의 저자 스콧 영은 미국의 명문대 MIT에 입학하지도 않은 채로, 온라인으로 공개된 MIT 과정을 독학으로 1년 만에 MIT를 졸업했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면서 대학도 졸업하고, 사업가로서 성공하는 등 독학을 통해 대학 졸업보다 훨씬 큰 성과를 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점수 몇 점을 더 받고 약간 더 이름 있는 대학에 속하고자 과거의 지식을 반복해서 외우는 것에 매달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어떤 교육기관에 속하기 위해 애를 쓰기보다, 어떤 것을 공부할 것인지를 찾고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독학으로 능력을 키운 사람은 한 조직의 틀에 갇혀 있지 않아서 더 혁신적이고, 스스로 선택하기 때문에 학교보다 더 깊은 수준까지 공부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업이나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거나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시대가 그렇게 가고 있으며, 제대로 한 독학은 세상에서 필요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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