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확대’ 내몰린 서울대의 2023대입 ‘묘수’…‘정시 지균’ 신설, ‘정시 서류평가’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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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확대’ 내몰린 서울대의 2023대입 ‘묘수’…‘정시 지균’ 신설, ‘정시 서류평가’ 도입
  • 박대호 기자
  • 승인 2020.10.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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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서류평가 ‘교과평가’ 학생부 정성평가…2인 독립 ABC 절대평가
정시확대 불구 ‘학교생활 충실’ 메시지 ‘뚜렷’…정시 겨냥 자퇴 ‘불이익’ 예상
교육부의 ‘과거교육 회귀’ 제동…선택교육과정 정상화까지 ‘두 마리 토끼’ 잡나
현 고1 대상 2023학년 대입 선도 ‘친절한 사전예고’…수능확대 대학들 ‘화색’
수시 지균 수능최저 완화, 기균 유형 세분화, 미대·음대 전형 개편도 ‘주목’
서울대가 2023학년 대입에 대폭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정시에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신설하고,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와 유사한 교과 평가를 정시에 전면 도입한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가 2023학년 대입에 대폭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정시에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신설하고,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와 유사한 교과 평가를 정시에 전면 도입한다. (사진=서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3학년 40% 이상으로 ‘수능위주전형(이하 정시)’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서울대가 ‘묘수’를 내놨다. 정시모집에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하고, 지역균형전형과 일반전형 모두에 ‘실질적 서류평가’라 볼 수 있는 교과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시확대로 인해 마치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않아도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오해를 불식하는 것은 물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선택형 교육과정이 학교현장에서 정상작동 하도록 만들 것으로 보이기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란 호평이 뒤따른다. 내년 4월까지만 발표하면 되는 2023학년 대입전형 변화내용을 친절히 10월말 앞당겨 발표함으로써 같은 처지에 내몰린 대학들에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대학가는 이번 발표를 반기는 모양새다. 이밖에도 수시 지역균형전형의 수능최저를 완화하고, 기회균형특별전형을 3개 유형으로 세분화하며, 미대·음대의 전형방법을 개편하는 등의 변화도 서울대는 단행했다.

정시를 확대하며 ‘과거교육’으로 역행하는 교육부의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 개별 대학이 학교교육 정상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호평이 나오지만, 그 못지않게 반향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정시에 교과평가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그간 수시에만 존재했던 학생부종합전형의 지평이 정시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학생부 서류평가에 쌓인 오해가 ‘불신’으로 이어져 끝내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이 나오고,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을 볼 때 정시에 학생부종합전형의 요소가 가미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2023학년 서울대 입시 ‘대폭 변화’…‘정시 지균’ 신설 = 서울대가 2023학년 입시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서울대가 28일 발표한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에 따르면, 정시에 지역균형전형(이하 지균)이 신설되며, 정시 지균과 일반전형 모두에 교과평가가 전면 도입된다. 

2023학년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지역균형선발전형이란 명칭에서 ‘선발’을 떼고 지역균형전형으로 명칭을 바꾸게 된 지균은 그간 수시에서만 선발이 이뤄졌던 전형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2023학년부터 지균을 정시에도 전면 ‘신설’하기로 했다. 

지원자격은 수시 지균과 다소 차이가 있다. 소속 고등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경우에만 지원 가능하다는 점은 수시 지균과 동일하다. 단, 졸업자도 지원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시 지균과 다소 성격이 다르다. 수시 지균은 졸업예정자인 고3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는 반면, 정시 지균은 졸업예정자인 고3에 더해 이미 고교를 졸업한 N수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수시모집에서 실시한 지역균형전형을 정시모집에서도 실시한다. 학교별 추천인원은 수시와 동일한 2명 이내이며, 졸업생도 지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졸업자도 응시 가능한 차이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시 지균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별 추천인원이 수시와 동일하게 2명 이내로 제한된다는 점을 볼 때 고3이 추천 대상의 주류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균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N수생 추천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고교 현장의 평가다. 

한 고교 진학부장은 “N수생보다는 고3을 추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N수생을 추천하면, 그만큼 특정 학년은 지균 추천권에 있어 손해를 보게 된다. 도저히 그 해 고3들 가운데 서울대에 지원할 만한 자원이 없다면 모를까. 기본적으로는 고3을 추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신설되는 정시 지균은 모든 모집단위를 모집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를 통해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정치외교학부, 경제학부, 인류학과) △공과대학 △약학계열 △의예과 △치의학과만 정시 지균에서 선발한다고 못을 박았다. 수시에 미충원 결원이 생기더라도 정시 일반전형으로 이월하는 방식을 활용한다면, 계획된 모집단위들만 정시 지균에서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그간 정시에서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난 것을 지균을 정시에 도입하게 된 이유로 제시했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서울대는 전국의 인재를 고르게 선발하고자 한다. (하지만) 초치근 몇 년간 정시 일반전형에서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신입생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고자 모집단위 일부 인원을 정시 지균으로 선발한다”고 했다.

서울대가 매년 전형이 끝난 후 공개하는 ‘입시결과’를 보면, 지역 편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사실이다. 2월 3일 서울대가 발표했던 ‘2020학년 신입학생 정시모집 최초합격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신입생 가운데 서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학년 38.3%를 기록한 이래 매년 상승해 2020학년에는 45.9%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집인원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지역 학생들의 입학이 늘어 지역 편중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정시 지균 도입 효과를 평가했다.

■‘실질적 서류평가’ 교과평가 전면 도입…정시 지균·일반 모두 적용 = 이번 2023학년 서울대 대입전형 예고에는 정시 지균 신설 이상으로 ‘파격’적인 조치가 담겼다. 정시모집 전반에 도입되는 ‘교과평가’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대는 정시내 지균과 일반전형 모두에 교과평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2022학년 정시부터 적용하는 교과이수 가산점을 개편한 결과물이라고 서울대는 설명했다. 

전형에 따라 교과평가 반영 비율은 다르게 설정됐다. 정시 지균은 수능 60점과 교과평가 40점을 합산해 선발을 진행한다. 정시 일반전형은 교과평가를 가미한 단계별 전형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시 일반전형은 먼저 수능 100%로 2배수를 선발한 후 1단계 성적 80점과 교과평가 20점을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과평가는 ‘절대평가’ 방식을 활용한다. 평가자 2명이 독립평가를 실시해 A·B·C의 3개 등급 중 하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5점이 만점이라고 했을 때 두 평가자가 모두 A를 부여했다면 만점인 5점, A와 B가 각각 부여된 경우에는 4점, B가 2개인 경우에는 3점, B와 C 조합인 경우에는 1.5점, C가 2개인 경우에는 0점을 주는 방식이다. 

A등급은 지원 학과와 관련있는 교과를 적극적으로 선택해 이수하고, 전 교과 성취도가 우수하며, 교과별 수업에서 주도적 학업태도가 나타난 경우 부여한다. 서울대는 공과대학 지원자를 예로 들며, “모집단위 관련 진로선택과목인 물리Ⅱ, 화학Ⅱ, 기하 등에서 2과목 이상 선택해 이수하고, 기초 교과인 국어·수학·영어에서 모집단위 관련 교과목 성적이 1~2등급, 성취도 A 수준이며, 이수한 각 교과 수업에 충실히 참여한 내용이 나타난 경우”를 A등급을 받을 수 있는 사례로 제시했다. B등급은 교과 이수, 성취도, 학업태도가 일반적인 수준인 경우, C 등급은 다소 미흡한 경우를 각각 의미하는 등급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새롭게 도입된 전형요소인 교과평가가 학생부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서류평가’라는 점이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 교과학습발달상황 가운데 △교과 이수 현황 △교과 학업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기준으로 지원 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이수와 학업수행 충실도를 평가한다. 이는 수시 학종 서류평가 가운데 학업역량 파악을 위한 부분들만 떼어다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교과 이수 현황을 통해서는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를 본다. 교과 위계에 따른 선택과목을 이수했는지에 더해 진로·적성에 맞는 선택과목을 이수했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교과 위계는 과학Ⅰ을 들은 이후 과학Ⅱ를 들어야 하는 것처럼 교육과정의 흐름에 맞는 과목 이수가 이뤄졌는지를 의미한다. 진로·적성에 맞는 선택과목은 공대의 경우 수학·과학, 경제학부의 경우 수학·사회처럼 계열 특성에 맞는 교과목을 얼마나 이수했는지 현황을 고려해 평가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교과 학업성적은 ‘성취도’를 집중적으로 본다. 기초 교과나 모집단위 관련 교과의 성취도가 얼마나 우수한지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와 마찬가지로 단순 성적의 우수 여부만 반영하지 않는다. 과목 수준이나 수강자 수, 원점수, 평균(표준편차), 성취도별 분포비율 등을 전부 고려한다.

세특을 통해서는 ‘학업 태도’를 평가한다. 교사가 작성하는 세특을 기반으로 수업 중 나타난 학생의 학업수행 충실도를 살핀다. 

교과평가가 정시에서 갖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60점과 교과평가 40점을 반영하는 정시 지균의 경우 일단은 수능의 비중이 더 크지만, 정시는 기본적으로 지원자 간 점수차이가 크지 않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점수 산출방식상 서울대 지원자들은 수능 성적 격차가 크지 않다. 일반전형 2단계는 물론이고, 지균에서도 교과평가 성적에 따라 당락이 판가름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생부에 대한 중요도가 대폭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 

■교과평가 통해 서울대가 교육계에 던지는 메시지 = 기존에도 정시에서 학생부를 일부 반영하는 대학은 종종 있었다. 어디까지나 주된 전형요소는 수능성적이지만, 학생부 성적을 일부 반영함으로써 고교 교육과정에 무게를 싣는다는 명분을 얻은 대학이 많다. 

하지만 이번 서울대의 교과평가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기존 정시 학생부 반영은 대개 ‘교과성적’을 정량 반영하는 것에 불과했으며, 실질적 변별력도 크지 않았다. 수능에서 1~2문제만 더 맞으면, 교과성적의 불리함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이었다. 반면 2023학년 서울대가 도입하는 교과평가는 수시 학종 서류평가를 사실상 정시에 ‘이식’한 것으로 정시에서도 학생부 정성평가를 적극 실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교과평가 도입이 교육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교육부가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을 상대로 정시를 40% 이상으로 늘릴 것을 강제한 탓에 2014학년 이후 학종이 확대되며 자리 잡은 교실수업 위주의 교육 풍토가 무너질 기미를 보이던 터였다. 

서울대가 이처럼 정시에서까지 학생부 정성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기껏 조성한 ‘미래 교육’의 붕괴를 막겠다는 의지 표명이나 마찬가지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정시를 어쩔 수 없이 확대하지만, 서울대가 기존에 이어오던 ‘학교생활에 충실한’ 선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기조도 이번 교과평가 도입을 통해 잃지 않게 됐다. ‘문제풀이’에만 강한 성적만 좋은 학생이 아니라 충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학업역량을 키운 학생을 뽑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최성기 창선고 교장은 “서울대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묘수를 선보였다고 본다. 순수하게 수능에만 의지해 재수할 생각을 가졌던 학생들은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과평가 도입은 학교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복희 혜성여고 교사는 “서울대가 정시에서 교과를 반영하는 것은 실질적 영향력을 떠나 학교 교육에 큰 의미가 있다. ‘수능 위주 교육은 부적절하다. 수능으로 대학을 가고자 하더라도 학교에서의 기본 공부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를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가 교과평가를 정시에 전면 도입함에 따라 고교들의 ‘일탈’을 막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입학사정관을 지낸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는 “서류평가 도입으로 인해 고교에서 선택 교육과정을 잘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학종 도입 이전 수능 위주로 교과가 편성되는 일이 빈번했던 시절로는 돌아가지 않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른 대입전형 변화 예고라는 ‘친절한 배려’에 대한 긍정적인 평도 더해진다. 진 이사는 “2023학년 대입전형 발표 기한은 내년 4월 말이다. 이를 미리 알리는 친절한 조치”라며 “현 고1에게는 2학년 이후 과목 선택 시 서울대의 방침을 참고하라는 배려”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정시가 확대된 점에 착안해 학교 수업을 버리고 자퇴를 선택,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아 대학 진학을 노리는 학생들을 향한 메시지도 분명해 보인다. 진 이사는 “교과 평가가 도입됨에 따라 수능만 잘 봐서 서울대를 가려고 자퇴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이번 변경안에 따르면, 자퇴를 선택해 검정고시를 보는 경우 고교 재학 시의 성적과 활동 등을 담은 ‘대체서식’을 통해 교과평가를 받아야 하기에 수능 성적을 아무리 잘 받더라도 교과평가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학가 서울대 방침 공개 ‘환영’…‘태풍의 눈’ 될 것이란 전망도 = 서울대의 이른 대입전형 변화 예고는 수험생들만 반기는 일이 아니다. 대학들도 서울대의 빠른 발표를 환영했다. 특히 서울대와 함께 2023학년 정시확대가 강제된 대학들이 서울대의 조치를 반기는 모양새다.

2023학년 정시 확대 대상이 된 A대 입학관계자는 “2023학년 정시를 40%까지 확대해야 돼 고민이 크던 차였다. 서울대가 택한 정시 학생부 반영방식을 우리도 도입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대입에서는 어찌됐든 서울대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서울대가 방침을 이처럼 빨리 발표해주면, 나머지 대학들이 대입정책을 정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을 덜 수 있다”고 했다.  

교과평가 도입과 지균 도입이 낳을 긍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부정적 반응’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대학가에서는 제시한다. 이번 대입전형 변화 예고가 정부의 기존 대입방침을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B대 입학관계자는 “서울대의 방침은 대입공정성강화방안을 통해 도출된 결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봐야 한다. 외형만 보면 정시를 40%로 늘리라는 방침을 따른 것이지만, 실제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정시로까지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원내 전형 전체에 학생부종합전형의 요소를 덧씌운 것”이라며 “교육부가 정시확대를 밀어붙이자 이를 따르되 보란 듯이 정시에 학생부를 평가요소로 도입, 교육부의 방침을 곧이곧대로 따르지만은 않을 것이란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봐야 한다. 기존 정시 확대 주장 측이나 정시확대로 결론을 내린 교육부 등에서는 이번 서울대의 방침을 비판하고 어떻게든 태클을 걸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시기관들의 예측도 이와 비슷하다. 임 대표는 “입시의 공정성이나 내신이 불리한 학생의 역전기회 확대를 위한 정시 확대 취지와는 배치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사실상 서울대 정시에 학생부종합전형 형태의 선발방식을 도입한 것이란 말에 동의한다”며 “기존 수시에 가해진 비판은 ‘깜깜이 전형’이라는 데 있다. 정성평가로 인해 평가 결과에 대한 내용을 알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방침은 정시도 ‘깜깜이’로 바꿀 수 있다는 문제점을 내포한다”고 진단했다.

‘삼중고’라는 비판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긍정적 면이 많은 교과평가 도입 이면에는 ‘수험생 부담 증가’라는 단점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정성평가 형태의 서류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서울대 정시 지원자는 수능성적이 좋아야 할 뿐만 아니라 교과성적과 비교과까지 전부 챙겨야 하는 ‘삼중고’에 놓일 수 있다는 비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서울대의 이번 방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아직 걸림돌도 남아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만 예고안은 최종 확정된다. 서울대도 심의·승인 결과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시한 상태다. 

다만, 대교협이 서울대의 이번 방안을 ‘보이콧’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전형 분류 시 주된 평가 요소가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하기에 60%가 수능으로 채워진 정시 지균은 물론 1단계에서 수능 100%를 반영하는 정시 일반전형도 수능위주전형으로 분류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대입공정성강화방안도 수능위주전형 기반 정시를 40%로 늘릴 것만을 요구할 뿐 별도의 단서를 두지는 않고 있다. 

■이외 서울대 2023학년 대입전형 변화는? 수시 지균 최저 완화 ‘눈길’ = 이외에도 서울대는 2023학년 대입전형에 많은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수시 지균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을 완화하는 점이다. 서울대는 2023학년부터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등급합 7 이내로 수능최저를 바꾼다. 이는 기존 3개 영역 등급합 6이내이던 것에서 등급합 기준을 한 계단 낮춘 ‘완화’ 조치다. 올해 수시 지균 수능최저가 3등급 3개이기에 기준을 강화한 것이라 오해할 수 있지만, 올해 수능최저는 본래 2등급 3개이던 것을 코로나19로 수업결손이 생기자 일시적으로 완화한 것에 불과하다.

서울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능 불안정성 등을 수능최저 완화 이유로 제시했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수능 등급별 분포 인원이 감소했다. 선택형 수능 체제에 따른 등급 불완정성 문제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 종전 2등급 3개였던 수능최저를 2023학년부터 3개 등급합 7 이내로 변경한다”고 했다. 

기회균형특별전형(이하 기균)에도 일부 변화를 준다. 2022학년까지는 정시에서 특수교육대상자와 북한이탈학생을 묶어 기균Ⅱ로 선발을 진행했지만, 2023학년에는 지원자격에 따라 저소득학생을 기균Ⅱ로 선발하고, 특수교육대상자·북한이탈학생을 기균Ⅲ로 분리한다. 

교과이수기준도 일부 개편한다. 다만 권장사항에 그치며, 일반적인 학교생활을 보낸 수험생은 대부분 기준을 충족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변화는 아니다.

미술대학과 음악대학의 전형이 개편된다는 점은 예체능 수험생들이라면 필히 숙지해야 할 내용이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디자인과(실기 미포함)을 선발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시 일반전형에서 대부분의 모집단위를 선발하는 미대는 1단계 선발 배수를 10배수에서 5배수로 낮출 계획이다. 정시 일반전형에서 성악과만 선발하던 음대는 성악과에 더해 작곡과도 정시 일반전형을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세부 변화내용들과 모집단위별 모집인원, 전형별 전형방법 등을 포함한 입학전형을 내년 4월 중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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